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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혼자 맥주를 마시며...


난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부모님께서 술에 약한 체질을 갖고 태어나게 하신 이유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친구들 혹은 주변 지인들과 어울리면서 술을 먹으면서도
소위 그 흔한 '분위기가 좋아서 술을 마신다'라는 이유조차 난 공감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친구들과는 이것저것을 하며 노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술에 취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 그런 유희를 방해하는 것 뿐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냥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 혹은 짧은 지식으로 서로 맞서는 탁상공론조차 반드시 술에 힘을 빌려야만 가능한 것은 역시 아니다.

평소에 가슴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기 위하여 술을 마신다는 이유도 있지만 개인적인
술에 취하여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했다는 후련함보다는 술이 깨고 난 후에 그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한 후회로 남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술을 마시고 근심 걱정을 잊기 위함은 현실 도피 이외에는 설명되지 않는 최악의 경우이고
술에 완전히 취한 상대를 어떻게 해보겠다거나 약점을 잡아보겠다는 불온한 발상은 여기서 논외로 치고 싶다.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에 해당할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술이 약한 나로서는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기에...

글쎄...왜 혼자 술을 마실까...
사는게 힘이 들어서? - 물론 힘이 들긴 하다. 하지만 세상에 그 어떤 누가 아무 고민없이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까...힘이 들고 고민이 많다고 해서 술로 잊고 시름을 달랜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친구가 없어서? 혹은 부를 친구가 마땅치 않아서? - 그건 아니다. 술 먹자면 좋다고 달려올 친구나 선후배들이야 넘쳐나니까...단지 내가 술을 즐기지를 않을 뿐....
습관일까? - 아니, 담배나 커피는 모르겠지만 술은 단연코 아니다.

이유도 모른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마시는 것이 술일까...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나한테는 그게 이유라면 이유일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마시면 되는 것인가...

다음 날에 영향을 줄 정도로 취하게 마시는 것도 아니고,
건강에 지장이 있을만큼 마시는 것도 아니다.
딱히 술을 마시지 않기 위해 이유를 찾을 필요는 없는 것인가...